이교수가 미리 잡아 놓은 식당은 진고개(珍古介) 식당.
이 식당은 문을 63년에 열었으니 오래된 소위 노포(老鋪)이다.
내가 필동병원 내과과장을 할 때인 80년대 초.
토요일 오후 1시 본가 대구나 처가 부산을 갈때 여기서 찬합정식 주문을 해 놓고
찾아 새마을 호로 다니던 생각이 난다.
여기는 인터넷에 난 음식평은 좋다. 나쁘다.로 극명하게 갈리는 곳.
이는 아마도 입맛도 변하고 인터넷에 주로 올리는 층이 젊은이들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하고 생각.
나 역시 이런 음식점 평은 믿질 못하니까.
오늘은 찬바람에 비도 좀 맞았으니 따끈하고 같이 어울려 먹기 좋은 어북 쟁반을 이교수가 시킨다.
탁월한 선택, Good choice, 말이 되나요?
어북쟁반은 평안도 음식으로 예전 은평 재개발하기 전 만포면옥이 유명하였고
아직도 평양냉면을 주로 하는 집은 겨울철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여럿이 들어가면 이를 가운데시켜 놓고 안주삼아 먹는다.
한번은 송추로 옮긴 만포면옥에서 이걸 시켰더니 맛이 조금 다르다.
주인을 불러 나오는데 젊은 친구, 한 대가 내려와서
젊은 사람들이 느끼한 걸 좋아하지 않아 유통이 넣칠 않았다고.
어복쟁반, 어북쟁반을 찾아보니
어북은 한자로 飫(편안히 먹다 어)와 鍑(아가리 큰솥 북)으로 편안하게 즐기던 음식이라는 뜻 같다.
특히 어북쟁반이라고도 불리는 어북편육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요리와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편육에 육수를 붓고 국수와 함께 끓여 먹는 요리 뿐 아니라
소어북살(소배살)을 원재료로 편육요리를 한 것도 어북쟁반이라 부른다.
그러나 이보다는 다른이가 소개한 글이 더 정확한 듯하다.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에 제 맛을 내는 음식이 어복쟁반이다.
놋쟁반에 양지머리와 편육, 소의 젖가슴살인 유통(乳통)), 소의 혀 등을
배와 대파, 미나리, 버섯 등의 채소와 함께 넣고 육수를 부어가며 직접 끓여 먹는다.
특히 추운 날 여러 사람이 모여 고기를 먹은 후 냉면 사리나 만두를 넣어 먹으면 맛이 일품이다.
어복쟁반은 본래 냉면, 어죽(魚粥)과 함께 평양을 대표하는 음식이었다.
이 때문에 남한에서는 이름을 낯설어하는 사람도 있다.
육당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 속편에서 어복쟁반을 평양의 향토음식으로 꼽았는데
“소반만 한 큰 쟁반 한가운데에 편육을 담은 그릇을 들여놓고 여럿이 둘러앉아 먹는다”며 원래 이름이 어복장국이라고 했다.
이는 원래 평양의 시장 상인이 만들어 먹었던 음식에서 발달한 것이라고 한다.
커다란 쟁반에 소의 젖통을 비롯해 각종 고기와 야채를 넣고 여러 명이 모여 끓여 먹었던 것에서 시작된 음식.
이 음식은 원래 우복(牛腹)쟁반이었는데 나중에 어복쟁반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우복’은 소의 뱃살이라는 뜻이다.
정확하게는 소의 젖가슴 살로 만든 음식일 것으로 보고 있다.
어복쟁반에는 유통이 반드시 들어가야 제맛이니까 젖이 달려 있는 부위를 뱃살로 표현한 것이다.
소의 젖가슴 살은 쇠고기 중에서도 별로 값이 나가지 않아 이들이 큰돈 들이지 않고도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부위였다.
평소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부위지만 어복쟁반을 먹으면서 맛보는 젖가슴 살은 평소 먹던 쇠고기와는 다른 독특한 맛이 있다.
유난히 정겹게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점촌 출신.
옆자리의 누구가 나에게 신세진 이야기를 한다. 휘이, 한번 둘러보니 거의 대부분 나에게 신세진 사람들이구나.
예전에는 양가 부모님을, 그후에는 본인과 부인, 지금은 자식과 며느리, 사위, 최근에는 손주까지 부탁.
이러다가 증손주까지 부탁할라.
하기사 4대를 봐준 집안도 있다.
옆 자리의 박동문이 자기는 남산을 재수할 때, 그러니까 66년이구나.
부친과 한번 오르고는 처음이라고.
사실 나는 그동안 여기를 여러번 올랐다.
의사들 모임에서 1월 1일 일출을 보러,
이건 약간 실패, 왜냐하면 나무사이로 뜨는 해를 보았으니.
대학 동기들과 사직동 공원에서 정동을 거쳐 남산을 오르기도 하였고,
늦가을 신장학회 후배들과 회현동에서,
걷기 모임에서 남산에서 낙산까지도 걸어 보았다.
저기 보이는 윤 모동기는 손주녀석들 등쌀을 피해 여길왔다고.
누구 염장지를 일 있나. 말은 하지 않았지만.
오늘 산행에 참가한 사람들은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모두 12명이다.
아마도 역사적인 남산 산행이라, 또 나까지 온걸보면 비교적 쉬운산행이라 많은 듯.
상규에게 이번 설에는 의성에 내려가지 않았나? 하였더니
딸은 시집에 가고 텅빈 넓은 딸네 집에서 아들 부르고 해서 지냈다 한다.
애견가들의 단점은 자리에 앉으면 먼저 개의 안부를 묻는 다는 것이다.
바로 위의 사진으로 뉴질랜드 남섬 월터 피크목장에서 찍어 카톡으로 보내온 보더콜리도 보았고.
등을 쓰담으니 자기 집의 샴푸와 린스로 씻긴 보더 콜리 털과 달리 뻣뻣하더라 한다.
이 개를 부르니 벌렁 들어누워 배를 내밀어 긁어 주니 다른 관광객들이 몰렸다 한다.
짐승은 직감적으로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안다.
나도 산책을 다니다 야생고양이를 부르면 가만히 있기도 하고.
대구 침산에 갔을 때는 나에게 와서 몸을 부비기도 하였고.
맡겼다가 찾아 온 자기 개는 너무 좋아서 심장이 벌렁벌렁하더라고.
기본 찬에 접시가 비면 무한 리필.
이 집의 보쌈김치과 게장은 포장으로도 판다.
안에는 홍어가 들어있다.
이것이 유통은 빠진 어북쟁반.
서비스로 나온 굴무침.
식사는? 냉면사리?, 우동사리?,아니면 만두.
우동사리로 통일한다.
아줌마가 찍어 준 일행 사진.
사진이 잘 찍히는가? 하고 걱정하는 유모씨.
누구는 소주도 몇잔 안마시면서 잔만 들고 폼잡고 있네.
한 2인분 찬합정식을 사가려다 일행들 눈치가 보여 삼가한다,
이교수가 쾌히 점심값을 내어 다음번 남산 산행은 내가 내어야지.
4호선을 탄다.
누구는 부인으로 부터 낙성대 유명한 팥빵 장 브라지어를, 누구는 찹쌀누룽지를 사러 가고
우리는 3호선으로 왔다.
한숨을 자고 샤워하고 옥토버 훼스트를 갔다.
나를 멘토로 아는 지방의 의학전문대학원 학생과 그 동기.
이 의전원 학생은 내가 용산병원부터 쭉 보아온 신경외과 소아환자의 오빠.
둘을 보는 김에 모양에게 전화를 건다.
혼자서 내방에 출입을 하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미모의 서울대 미대 출신,
서울대로는 후배이자 나의 중앙의대 제자의 여동생.
흑석동 내 연구실 앞에 한동안 화실을 가지고 있었던 기양
이번 학기부터 부산과 경주는 다시 출강.
미국은 잘 다녀왔느냐? 는 나의 질문에
게이 커플 집에서 안전하게 일주일간을 보내었다 한다.
나는 한번 맺어진 인연은 끊지 않는다.
그게 가연(嘉緣)이든 악연(惡緣)이든.
이러니 졸개들이 나를 무서워하지.
교수님이 쓴 '기억속의 환자들' 들 중 정말 기억에 나는 환자는? 하고 물어
정년 축하기념으로 받은 임산 중독증 환자의 미숙아와 발작성 야행성 혈색소뇨증 환자로
수혈 만이 치료인데 자기가 믿는 '여호와의 증인' 교리 상 수혈을 거부하였으나
거의 30년을 살렸고 마지막 나에게 와서 죽겠다고 지방 국립대학에서 앰뷸랜스를 타고 와서 중환자실에서 사망한 환자.
'그동안 저를 봐 주느라 고마웠습니다.' 라고 중환자실에서 한 말을 듣고
병실에 올라왔더니 그사이에 세상을 떠난 그 친구, 정말 나의 친구이었다.는 아직 그 얼굴이 생생하게 기억된다.
4시간이나 떠들고 11시에 맥주집을 나와서 집에 걸어오니까 11시 20분이다.
졸라 바쁜 하루를 보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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