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자기 역사를 새로 쓴 조선 도공 도래인
다음 방문지는 이마리시 비요(秘窯)의 마을이다. 도자기를 굽는 가마를 숨긴 마을을 말한다. 무슨 의미인지도 모
르고 찾아간다. 히젠 나고야 성을 지나면서 차도는 해안을 끼고 달린다. 우리나라 서해안 어딘가를 달리고 있는
기분이다. 구불구불한 해안 길, 그 속에 묻혀 있는 작은 어촌, 손바닥만 한 백사장과 늘어진 고깃배가 한폭의 그림
이다. 이와 같이 크고 작은 해안가 마을을 지나면서 불쑥 눈에 들어오는 일본 전통가옥을 보며 일본에 와 있음
을 안다. 조수석에 앉아 몽환에 젖다 보면 어느새 차는 거꾸로 달린다. 진작 운전수는 태연한데 깜짝깜짝 놀랜다.
내비는 여전히 우리의 입력 내용을 이해 못 하고 비슷한 지명을 쏟아낸다. 이마리시에 들어와서는 행인을 붙들고
심지어 가게까지 쫓아 들어가 길을 묻는다.
(16:25) 이마리(伊万里) 시 도자상가자료관
(16:45) 오가와치야마(大川內山), 나베시마번요(鍋島藩窯) 공원, 비요(秘窯)의 마을
나베시마 나오시게는 임진왜란 때 가토 기요마사의 휘하 장수로 참전하여 철수할 때 이삼평을 비롯한 조선 도공
을 납치해와 이마리와 아리타를 일본 제1의 도자기 생산기지로 만든다. 세키가하라 전투 때는 반대편인 동군에
가담하여 사가 번 영주의 자리를 차지한다. 나오시게는 영악한 사람으로 오가와치를 비요의 마을로 만들어 도자
기 비법이 외부로 새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철통 같은 감시를 하며 최상품은 황실, 막부에 헌상하고 이웃 번주들
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비요의 마을 도자 상가
현재 30여 채가 가마를 운영하면서 도자기 생산과 판매 같이하고 있다. 한국 상가는 상품을 문밖에 진열한다면
일본 상가는 문안에 진열하고 조그마한 전시창이나 창문을 통해 들여다보게 한다. 우리 같이 도자기 구매 의사가
없는 사람은 편안한 아이쇼핑이 된다.
비요의 마을
도자기기 마을을 지키는 수문 역할
나베시마번요橋
번요시대 무연고 도공의 묘
조선 도공의 묘는 몇 基나 될까?
사가현 이마리시 오와가치야마(大川內山) 비요(秘窯)마을
박상과 기념 촬영
도자 상가 거리 산책
도자 상가 거리 산책
도자상가 거리 진열장 앞에서
진열장
오가와치야마
(17:00) 비요(秘窯)의 마을 전경
조선 도공들이 끌려온 마을이다. 오지마을이라 사람이 살았을까? 깊은 골짜기 오가와치 산에서 흙과 나무를 실어
날라 비탈진 산기슭에 가마터를 만들고 도자기를 구우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산에 올라가면 지금이라도 만날
것 같은 그들의 영혼이 아른거린다. 뒤로 올라가면 번요 공원이 있고 오가와치 산이 있다. 그들이 끌려온 항구도
보이고 뱃길도 보인다. 망부석이라도 있을 것 같다.
이마리 시 오가와치초 도자기마을 출발하여 우레시노 시 김さん이 아는 온천장으로 간다.
(18:00)와타야벳소 별관
우레시노 시 와타야벳소(和多屋別莊) 도착
우레시노 시에서는 가장 인기가 있는 온천으로 현대식 건물과 전통 료칸이 조화를 이룬다. 일본 천황이 다녀간
온천으로도 유명하며 실내 온천, 야외 온천, 족탕 등 온천을 좋아하는 사람은 반길만하다.
와타야벳소 본관
우레시노 온천의 상징적인 장소
개천
야외 정원
실내정원
호텔 로비
체크인
예약도 안 하고 왔으니 약간 괄시를 하는 것 같다. 한참을 기다린 뒤에 방이 확정되었다. 한 방에 세 사람 자고
객실은 별관 8층 다다미방이며 조식만 제공으로 요금은 ¥22,680 (1인당 ¥7,560)이다.
석식 가이세키 요리는 최저 1인당 ¥4~5,000 정도며 준비 시간 때문에 먹을 건지 바로 결정해야 할 상황 셋이
구수회의 결과 외식하기로 한다.
호텔 실내 장식은 일본 황실의 수준에 맞춘 그대로다. 소품으로 도자기, 그림, 조형물 등의 배치가 인상적이다.
樂山은 온천을 특별하게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목욕탕 정도로 생각한다. 온천의 효용도 잘 모른다. 그러니깐 짐
승 수준으로 더러우니 씻는 정도이다. 목욕탕에 들어가면 건식 고온 사우나실로 들어가 5분짜리 모래시계를 2회
반복한다. 그동안 바닥에 책상다리하고 앉아 요가 체조를 순서 없이 한다. 그다음 43~4도 되는 열탕에 들어가
10분간 살을 벌겋게 익혀 피부에 기생하는 세균을 박멸한다. 마지막으로 찬물에 들어가 한기를 느끼면 나와 온수
에 샤워하고 나온다. 3~40분이면 충분하다.
김さん
일본의 목욕 문화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생활화되어 있다. 신발장, 탈의실, 욕실, 탕에서 눈살 찌푸리게 하는
행위는 찾아볼 수가 없다. 탕에서 목만 내고 일본 사람들이 목욕하는 것을 유심히 관찰한다. 어떻게 하든 옆에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애쓰는 모양이 눈에 보인다. 퇴장할 때 자기가 쓰던 물건을 말끔히 정리하고 나가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한국 사람들도 이런 곳에서는 일본사람처럼 행동한다.
박さん이 휴대폰을 들고 들어왔다.
시내 산책
우리가 간과看過한 것이 있었다. 우레시노는 유명한 온천마을이라 각종 편의시설이 다양하게 있을 줄 알고 저녁
을 외식으로 정한 것이다. 해 질 무렵 호텔을 나와 시내를 배회한다. 간혹 있는 음식점은 문이 닫혔고 선술집(이자
카야)만 어둡게 불을 밝히고 있다. 호텔과 료칸은 많이 있지만, 식당은 투숙객을 상대로만 영업하는 것 같았다.
길거리 음식점은 이런 숙박 문화 때문에 몇 군데 없고 그나마 평일이라 일찌감치 문을 닫은 상태였다. 이러다 저
녁 굶겠다 싶어 마트를 찾아가 일회용 즉석식품을 사 들고 호텔로 돌아와 여행 중 가장 값싼 저녁을 먹는다.
저녁 뷔페
아침 뷔페
우레시노 최고 먹거리 온천두부가 뷔페상에 올라왔다. 나무로 짜 맞춘 큰 솥에 온천물로 두부를 끓인다. 설악산
순두부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순두부의 주 원료는 콩과 물 그리고 얹어 먹는 양념(소스)이다. 현지의 콩과 물
로 만든 것이라면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겠다. 온천두부와 흰밥에 낫도 비벼먹기로 아침 조식은 이것으로 충분하다.
2016년 7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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